여행, 2019/1월 겨울제주도

[제주도 여행 / 겨울 제주도] #2 제주도 짧은 글들

양양팡팡 2020. 3. 10. 13:0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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혼자 여행하는 첫 날 공책하나 사서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여과없이 적었는데 여기에 옮겨보려고 한다.

1. 댕댕이 신났네

 

 

2. 야 나는 혼자 뚜벅이로 여행오길 잘한 것 같다.

바닷가랑 산길 걸으면서 맥주 마시는 거 이렇게 꿀잼인데... 뚜벅이 아니면 이런 일 못할 뿐더러 이런거 좋아할 사람 많지 않을 것 같잖아.

 

3. 이런 길에서 멧돼지만나면 어떻게 해야할까.

요즘 살쪄서 다행이다. 친구인 줄 알고 지나칠 수도 있잖아.

4. 이런 풍경만 보이니까 3만 5천보 걷고 신발에 빵꾸가 나도 피곤하지가 않지.

서울 올라가면 예쁜 단화 하나 더 사야겠어.

7. 친해진 형들이랑 삘 받아서 한라산에 치킨


8. 올 해 처음으로 행복하지가 않다,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봤다.

스트레스 자체만보면 학생때랑 지금이랑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 나는 왜 이렇게 올 한 해, 특히 초반에 힘들었을까.

생각해보면 나는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을 때마다, 그걸 해소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었던 것 같다.

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관점만 살짝 바꿔보면 재밌게 표현할 수 있고 긍정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런 쪽에 집중해서 생각하며 스트레스를 피해왔던 것이다.

예를들어 넘어져서 앞니가 빠졌을 때에도 병원에 누워서 장점을 찾다가 "와! 영구없다를 김 없이 할 수 있다니!" 하면서 띠리리디리리 기념사진을 찍어뒀었다. 소식을 듣고 걱정해주는 친구들에게도 그 사진을 보여주며 "괜찮아 개이득이야, 이것도 기념이지 머" 라고 하면 "와! 이 미친새낔ㅋㅋㅋㅋ" 소리를 들으며 인정도 받고 내가 처한 일이 그렇게 심각한 일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.

8-1. 그런데 직장생활을 하면서 내가 실력이 없고, 내가 덜렁거려서, 내가 실수를 해서 엄연히 피해를 본 사람들이 있을텐데 그런 식으로 생각할 순 없었다.

단적인 예로, 내가 실력이 없어서 한 번에 채혈을 성공하지 못 했을 때, 환자분을 두 번 아프게했는데 이걸 어떻게 생각해야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겠어.

이렇게 내가 대처할 수 없는 새로운 스트레스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왔던 거구나. 라는 걸 깨달았다.

이후에 일에 익숙해지고 실수도 줄어들면서 스트레스도 줄어들었던 거고......

8-2. 앞으로도 마찬가지 일거다. 일을 잘해야 스트레스도 덜 받고, 스트레스도 덜 받아야 일도 잘한다.

계속 공부해야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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