여행, 2019/1월 겨울제주도

[제주도 여행 / 겨울 제주도] #3 제주도 짧은 글들

양양팡팡 2020. 3. 10. 13:0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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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. 정말이지 끝도없이 쳐마시는구나.

글러먹었다. 나는.

2. 한라산 마스코트,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한 걸까. 너무 귀엽다.

 

풍성하다.

 

3. 대자연을 마주하다보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민거리가 굉장히 작게 느껴지는 것 같다.


4. 이 일 때문에 교통사고나면 배상 받을 수 있나.

5. 서귀다원에서 녹차 한 잔 마셨다.

주인할머니께서 녹차 따라주시고 들어가실 줄 알았는데 계속 앞에 앉아계셔서 너무 어색했다.

무슨 말이든 해야할 것 같아서 어색하게 대화를 이어갔는데 녹차는 또 왜 이렇게 많이 주셨는지.....

- 총각은 어디서 묵어?

- (게스트 하우스는 모르시겠지...) 아 서귀포쪽 저렴한 곳에서 묵고 있습니다.

- 요새 학생들은 게하에서 많이들 묵던데.

- 아, 네 네 저도 게하에서 묵고 있습니다.

- 강아지 두마리가 정말 귀엽던데 이름이 뭔가요?

- 보미야, 봄에 태어나서 보미

- 아.... 음... 다른 한 마리는요?

- 둘 다 보미야.

- 네? .. 아.. 네....... 둘 다.......

 


6. 서귀다원 할머님이랑 이야기를 나눌 때, 할머니는 별 생각없이 하신 말씀이었겠지만 개인적으로 깨달은 바가 있어 공책에 적는다.

어떤 사람이 행복한지 안 행복한지를 결정할 때에는 그 사람이 겪었던 행복의 총량 - 불행의 총량 을 계산해서 +인지 -인지로 행복의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.

생각해보면, 어린 부부들한테 육아를 표현해보라고 하면 진짜 끔찍하고 불행하게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다. 100일 동안 제대로 잠도 못 자고, 육체적, 정신적으로 극한의 노동일텐데도 아기 기르는 일을 저주받았다고 표현하는 사람은 없다. 아기가 웃는 모습을 봤을 때 한 순간의 행복 때문에 그런걸까??

1분동안 아기가 웃는 것을 봤을 때의 행복이, 그 오랜 시간동안 제대로 잠도 못 자고 노동한 불행을 압도할 만큼 많다고? 만약에 그런종류의 행복이 뇌에서 만들어진다면 모든 뇌신경이 타들어가버릴걸ㅋㅋㅋㅋㅋ

그러니까 사람이 행복한지 안 행복한지는, 자신의 삶을 되돌아봤을 때 자기가 가지고 있는 행복관이랑 얼마나 일치한 삶을 살고있는지로 결정되는 것 같다는 것을 주인 할머니랑 말하면서 깨달았다.


6-1. 밤을 새고 조금 자두려고 하는데 급하게 처리해야할 일이 나타났는데 전화를 안 받거나, 전화를 받고 아무런 조치를 안 취하고 넘어가서 한 시간 더 잘 수 있었다고 생각해보자. 그럼 나는 한 시간 수면의 행복만큼 더 행복한 인간일까?

조금이라도 더 많이 자는 것이 인생의 목표인 사람이라면 행복할 것이고, 그 시간에 일어나서 일하는 걸로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목표인 사람은 행복할 것이라는 거지 내말은.......

그냥 어렵게 말한건데, 쉽게 말하면 인생의 가치관 행복관을 확실히 정하고 아무리 힘들어도 거기에 맞춰서 살아야겠다.


6-2. 여행 둘 째 날은, 뚜벅이로 여행하는 것이 너무너무 행복해서 기분이 좋았는데

이 날은 뚜벅이가 진짜 힘들었다. 버스기사님이랑 호흡이 안 맞아서 꼬불꼬불 무서운 산길을 2시간 정도 걸어야했고, 정말 주변에 식당하나 없어서 불닭볶음면으로 아침과 점심을 때웠으니까....

아니 내가 뭘 위해서 이러고 있지? 하루종일 배고프고 힘들고 다리 아픈데 왜 난 행복하다고 생각하지? 불닭볶음면을 후루룩 먹다가 내린 결론쓰....

불닭볶음면이 준 깨달음이라고 할 수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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