병원에서 일하다보면 사정이 딱한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. 태어나길 F 100%로 태어난 나는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짠스럽고 도와주고 싶어하지만, 만성 피로에 절여져있을 때는 마음과는 다르게 말이 튀어나올 때가 있다. "많이 아프시진 않으세요...? 예? 죽을 것 같다구요...? 다 좋아졌는데 왜 자꾸 죽을 것 같다고 하세요. 정말 죽을 것 같다는건, 할머니 지난주에 쓰러지셔서 중환자실 가셨을 때구요... 그 땐 기억도 안 나시죠...? 많이 좋아졌으니까 죽을 것 같다고 누워만 계시지 마시고 오늘은 좀 걸어보세요..." "예? 퇴원하면 나가서 맥주 한 잔 하자구요? 제발 말 같지도 않은 말씀하지 마세요." "저 총각 아니구요, 간호사 선생님도 아가씨 아닙니다.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. 예? 할머니는 아가씨..